용궐산 하늘길, 사진으로 봤을 때는 커다란 암벽을 따라 잔도가 이어져 있어 제법 힘든 산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등산화에 스틱과 장갑까지 평소 산에 갈 때처럼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직접 하늘길 종점까지 걸어보니 예상과 달랐습니다. 오전 9시 22분 출발해 10시 30분 종점에 도착했고, 다시 출발지로 돌아온 시간은 11시 19분이었습니다. 왕복 약 2시간이 걸렸지만 제가 걸은 코스에서는 스틱도 장갑도 꺼낼 일이 없었습니다.
용궐산으로 가기 전에는 섬진강 장군목 요강바위에도 들렀습니다. 이번 글은 요강바위부터 용궐산 하늘길 잔도 종점까지 직접 걸어본 경험과 실제 난이도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 구분 | 정보 내용 |
| 여행 장소 | 전북 순창군 섬진강 장군목 요강바위 & 용궐산 하늘길 잔도 |
| 입장료 / 혜택 | 성인 1인 4,000원 (지역사랑상품권 환급) / 주차: 용궐산 치유의 숲(주차비 무료) |
| 이동 코스 | 장군목 요강바위 → 치유의 숲 주차장 → 하늘길 매표소 → 계산무진 → 하늘길 잔도 종점 (원점회귀) |
| 소요 시간 | 총 1시간 57분 (09:22 출발 ~ 11:19 하산 / 휴식 및 촬영 포함) |
| 코스 난이도 | 쉬움~보통 (암벽 따라 조성된 데크 잔도길, 왕복 시 부담 없는 코스) |
| 실전 방문 팁 | 스틱/장갑 불필요, 슬리퍼보다는 편하고 미끄럽지 않은 신발과 물 한 병 준비 권장 |
순창 장군목 요강바위, 직접 들어가 본 실제 깊이
용궐산으로 가기 전 섬진강 장군목에 있는 요강바위를 먼저 찾았습니다. 요강바위는 이름 그대로 커다란 바위 가운데가 요강처럼 둥글고 깊게 파여 있습니다. 오랜 세월 섬진강 물살이 바위를 깎아 지금과 같은 형태가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진으로만 봤을 때는 얼마나 깊은지 감이 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도 직접 안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제 키가 163cm인데 몸 대부분이 바위 안으로 들어갈 정도로 깊었습니다. 아래쪽으로 구멍이 뚫려 있어 제가 방문했을 때는 안에 물이 고여 있지 않았습니다.

저는 요강바위 하나보다 오히려 주변 풍경이 더 신기했습니다. 주변 바위들도 여기저기 움푹 파이고 둥글게 깎여 있었습니다.
사람이 일부러 파놓은 것처럼 보이는 바위들을 보고 있으니 오랜 시간 물이 만들어낸 흔적이라는 사실이 쉽게 믿기지 않았습니다.
요강바위 하나만 사진 찍고 돌아서기보다는 주변 기암괴석까지 천천히 둘러봐야 장군목의 진짜 모습을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용궐산 하늘길 주차·입장료, 치유의 숲에서 출발
요강바위를 둘러본 뒤 용궐산 치유의 숲으로 이동했습니다. 제가 방문했을 당시 주차비는 무료였습니다. 하늘길 매표소에서 성인 1인 4,000원에 표를 구입했고, 입장권을 구입하니 지역사랑상품권도 돌려받았습니다.
오전 9시 22분 하늘길 종점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산이라는 생각에 저는 등산복에 등산화까지 제대로 갖춰 입고 스틱과 장갑도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올라가면서 보니 가족끼리 온 사람도 많았고 나이 드신 분들도 천천히 올라가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슬리퍼를 신고 올라오는 사람도 보였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니 등산 준비를 단단히 하고 온 제가 오히려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암벽 잔도, 흙길 좋아하는 내게 조금 아쉬웠던 길
하늘길 입구까지 가는 동안 코스모스가 피어 있었습니다. 가을 향기가 나는 것 같아 걷는 기분도 좋았습니다. 하늘길 입구로 들어서자 이번에는 상사화가 눈을 즐겁게 했습니다. 본격적인 하늘길에 들어서면 커다란 암벽을 따라 만든 잔도, 즉 데크길이 이어집니다.
아래에서 올려다보면 바위산을 가로질러 데크가 지그재그로 올라가 있어 상당히 힘들어 보입니다. 그런데 직접 걸어보니 보기와는 달랐습니다. 길이 잘 만들어져 있어 걷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았습니다.
다만 저는 여기서 조금 아쉬웠습니다. 저는 데크를 걷는 것보다 흙을 밟으며 걷는 산길을 좋아합니다. 산에 왔는데 발밑에서 계속 데크가 느껴지니 편하기는 해도 제가 좋아하는 산길의 맛은 덜했습니다.
물론 데크 덕분에 산행 경험이 많지 않은 사람도 비교적 편하게 올라올 수 있다는 장점은 있습니다. 실제로 가족 단위 방문객이나 가벼운 차림으로 걷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됐습니다.
편하게 걷기에는 좋았지만, 흙길을 좋아하는 저에게는 편리함과 아쉬움이 같이 있는 길이었습니다.
계산무진 지나 만난 섬진강·가을 들판 풍경

잔도를 따라 오르다 보면 암벽에 새겨진 추사 김정희의 계산무진(溪山無盡)이라는 글자를 만납니다. ‘시냇물과 산의 경치가 끝이 없다’, 또는 ‘시냇물도 산도 다함이 없다’는 뜻으로 알려진 글입니다.
글자를 지나 조금 더 올라가 아래를 내려다봤습니다. 섬진강이 굽이쳐 흐르고 그 옆으로 넓은 들판의 벼가 익어가고 있었습니다. 조금 전 직접 들어가 봤던 요강바위가 있는 장군목도 내려다보였습니다.
올라오는 길 자체보다 저는 이런 풍경을 내려다보는 시간이 더 좋았습니다. 아래에서는 바위 속에 들어가 요강바위의 깊이를 보고, 위에서는 그곳을 포함한 섬진강 전체를 내려다보니 같은 장소가 전혀 다르게 보였습니다.
계산무진이라는 글자가 왜 이곳에 있는지 풍경을 보고 나니 조금은 알 것 같았습니다.
하늘길 난이도, 등산장비까지 챙겨간 내가 낯설었습니다
제가 걸어본 하늘길 종점 왕복 코스만 놓고 보면 난이도는 높지 않았습니다. 중간중간 계단이 있고 계속 올라가야 하지만 제가 그동안 다녔던 산들과 비교하면 힘든 산행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스틱도 필요하지 않았고 장갑도 사용할 일이 없었습니다. 등산화까지 갖춰 신었지만 제가 걸은 날에는 편하고 미끄럽지 않은 신발이면 충분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슬리퍼를 신고 올라오는 사람을 봤다고 해서 슬리퍼를 권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데크와 계단을 계속 걷는 길인 만큼 발을 안정적으로 잡아주는 신발이 더 안전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라면 다음에 같은 코스만 다시 걷는다면 무거운 등산장비는 줄이고 물 한 병과 편한 신발 정도로 가볍게 준비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날도 걷는 중 말벌이 나타나 순간 긴장했습니다. 길이 쉽다고 주변을 보지 않고 걷기보다는 벌이나 벌레가 가까이 오는지는 살피면서 걷는 것이 좋겠습니다.
하늘길 종점 왕복, 실제 소요시간 1시간 57분
오전 9시 22분 출발해 10시 30분 하늘길 종점에 도착했습니다. 올라가는 데 약 1시간 8분이 걸렸습니다. 종점에서 다시 내려와 처음 출발했던 곳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11시 19분이었습니다. 전체 약 1시간 57분이 걸린 셈입니다.
이 시간에는 걷는 시간뿐 아니라 꽃과 풍경을 보고 사진을 찍은 시간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는 분명히 해야 합니다. 저는 이날 용궐산 정상까지 올라간 것이 아닙니다.
용궐산 치유의 숲에서 출발해 하늘길 잔도 종점까지 갔다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래서 용궐산 정상 산행 난이도와 제가 경험한 하늘길 종점 왕복 난이도는 구분해서 봐야 합니다.
용궐산 하늘길 잔도, 편해서 좋았지만 산길 맛은 아쉬웠습니다
용궐산이라는 이름만 생각하고 등산 준비를 단단히 했는데, 제가 걸은 하늘길 종점 왕복 코스는 예상보다 어렵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기억에 남은 것은 힘든 산행이 아니었습니다.
요강바위 안에 직접 들어갔을 때 느꼈던 깊이, 주변의 신기하게 파인 바위들, 하늘길 입구에서 만난 상사화, 잔도에서 내려다본 섬진강과 익어가는 벼가 더 오래 기억에 남았습니다.
다만 산을 걷는 맛만 놓고 보면 저는 여전히 데크보다 흙길이 좋습니다. 암벽을 따라 길게 만든 잔도는 편하고 접근하기 좋았지만, 흙과 돌을 밟으며 걷는 산길을 좋아하는 저에게는 조금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그래도 처음부터 힘든 산행을 각오하고 갈 필요는 없었습니다. 하늘길 종점까지만 다녀온다면 무거운 장비보다 가볍게 준비하고, 다음에 하늘길 종점까지만 다시 걷는다면 스틱과 장갑은 두고 갈 것 같습니다. 대신 물 한 병 들고, 섬진강과 익어가는 들판을 천천히 보면서 걷고 싶습니다.